공시가 11억원 1주택자, 재산세 66만9000원 줄어

입력 2022-03-23 11:05   수정 2022-03-23 11:07


1가구 1주택자의 부동산 보유세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정부가 이들의 부동산 보유세 부담을 덜기 위해 작년 공시가격을 활용하기로 결정하면서다. 다주택자도 오는 6월1일 전까지 보유한 집을 정리해 1주택자가 되면 작년 공시가를 기준으로 과세하기로 했다. 또 60세 이상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납부 유예 제도를 새롭게 도입한다.

23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은 17.22% 상승했다. 지난해 상승률인 19.05%보다는 1.83%포인트 내렸지만, 여전히 큰 폭의 상승이다. 공시가가 크게 오르면서 정부는 이에 연동하는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 완화 방안을 내놨다. 올해 보유세 과세표준을 산정할 때 지난해 공시가를 적용하기로 했다. 올해 공시가가 작년보다 같거나 낮다면 올해 가격을 적용한다.

재산세는 올해 공시가 변동에도 전년 수준으로 동결될 전망이다. 올해 공시가를 적용하면 공시가 11억원 주택을 가진 1주택자 재산세는 392만4000원인데 부담완화방안을 적용하면 전년 수준인 325만5000원으로, 66만9000원(20.55%)이 줄어든다.

2020년 공시가를 적용하지 않은 것은 지난해부터 시행된 재산세 특례세율 효과 때문이다. 공시가 9억원 이하 1가구 1주택자에 대해 가격 구간별 세율이 0.05%포인트 감면된다. 전체 주택의 93.1%에 해당하는 지난해 공시가 6억원 이하 주택 가운데 1가구 1주택자는 올해 재산세가 2020년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종부세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된다. 예컨대 공시가 11억원 주택을 가진 1주택자 종부세는 올해 공시가를 적용하게 되면 34만1000원이 부과되는데, 완화방안을 적용하면 한 푼도 내지 않게 된다. 공시가 15억원 이상 주택을 가진 1주택자도 올해 공시가를 적용하면 종부세를 176만원 내야 하지만 완화 방안에 따라 98만4000원을 내면 돼 77만6000원(78.86%)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다만 이 구간 1주택자는 지난해 종부세를 91만7000원 냈는데, 올해 98만4000원으로 늘어나는 것은 종부세 과표를 산정할 때 활용용하는 공정시장가액이 작년 95%에서 올해 100%로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공시가 20억원 구간, 30억원 구간의 1주택자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공시가를 적용하면서 올해 새롭게 과세할 인원 6만9000여명의 유입을 차단했다. 이에 1가구 1주택자 과세 인원은 전년 수준인 14만5000명이 될 전망이다. 다주택자는 오는 6월1일 전까지 주택을 매각해 1가구 1주택자에 해당하는 경우 작년 공시가를 기준으로 과세할 예정이다.

김수상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이번 부담완화 방안은 공시가 변동으로 1가구 1주택자 등의 부담이 늘어서는 안 된다는 점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어려운 경제 여건을 감안해 마련했다"며 "재산세, 종부세 등 국민 생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면서 시급성이 높은 제도부터 우선 검토해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납세 여력이 부족한 고령자의 종부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납부 유예 제도도 새롭게 도입한다. △총급여 7000만원(종합소득금액 6000만원 이하) △세액 100만원 초과 △60세 이상 등 연령과 소득, 세액 등의 요건을 충족하는 1가구 1주택자는 납세 담보를 제공할 때 양도·증여·상속 등 시점까지 종부세 납부를 유예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세금 부담이 어려운 1주택자나 고령자 등을 위한 안전장치는 이미 운영되고 있다. 재산세는 공시가 9억원 이하 1주택자에 대해 과표 구간별로 0.05%포인트를 인하한 특례세율이 적용되고 있다. 종부세는 1가구 1주택자 고령자와 장기 보유자에 대한 공제 혜택을 두고 있고, 작년부터 고령자 공제를 구간별 10%포인트씩 올리고, 고령자와 장기 보유 공제 합산 한도는 최대 80%까지 확대 적용하고 있다.

김수상 실장은 "부담 완화방안은 지난해 12월 표준부동산 가격 열람 시 제시한 원칙을 고려해 마련한 것"이라며 "추후 인수위, 국회 등과 지속 소통하면서 협의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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